건강에 관심이 없지만 가져야 하는 나이가 되어가고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달려가지만 정작 자신을 돌보는 것에는 게을러진다. 하루 종일 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집에서 밥을 해먹지 않고 시켜 먹는다는 이유로, 밥을 먹고 설거지를 바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게으름뱅이라고 불린다. 그렇게 바쁘게 살고도 게으르다 죄책감을 갖는다. 매일 반복되지만 날 먹고살게 만들어주는 생업에 파업선언을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나를 게으르다 느끼게 만드는 애증의 삼시세끼를 거를수도 없었다. 먹는것을 미룰 순 없지만 요리를 하는 것은 미룰 수 있다. 일이 바빠 음식을 만드는 것에 게을러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죄책감을 갖지 않고 살수있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그 곳에 내가 좋아하는 발효가 자리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발효라는 것은 과거부터 보관을 위한 한 방법이었으나 사실 바쁜 현대인이 게으르며 건강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 아닐까 세상에서 제일 바쁜 삶을 살지만 게으름 뱅이라 불리는 이들에게 슬로운의 발효를 전해주고 싶다. 억지로 챙기지 않아도 되는 자연스러운 밥상과 건강을 그리고 그 음식이나 음료를 먹을 때마다 슬로운이라는 단어를 보며 ‘천천히’, ‘진정해’, ‘조금 게을러도 괜찮아’를 떠올리며 잠시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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